케인스 하이에크: 세계경제와 정치 지형을 바꾼 세기의 대격돌 (Keynes Hayek : the clash that defined modern economics), 니컬러스 웝숏, 2014년 우리말 번역본 사후 약방문: 아마존에 가서 진티스의 리뷰를 먼저 읽었어야 했다. 서문의 마지막 문단만 보면 대단한 책인 것 같다. 지금 자유시장이 옳은가, 정부 개입이 옳은가를 놓고 1930년대처럼 다시 논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결국 케인스와 하이에크 중 누가 옳았던 것일까? 이 책은 80년 동안 경제학자와 정치인을 두 진영으로 갈라놓았던 이 질문에 답함과 동시에, 특이한 이 두 인물의 뚜렷한 입장 차이가 오늘날까지도 자유주의자와 보수주의자의 커다란 간극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는 점을 조명하고자 한다. (p. 19) ..
비엔나: 천재들의 붉은노을 (Fin-de-siècle Vienna: Politics and Culture), 칼 쇼르스케, 2010년 우리말 번역본 내가 이 책에 막연한 관심을 가진 것은 홉스봄이 “제국의 시대”에서 여러번 인용하고 언급해서였다. 무슨 책이길래 본문에서도 인용하고 본문 뒤의 더 읽어볼 책 목록에 올려서 독자에게 권했을까? “제국의 시대”를 읽을 당시에는 원서도 번역서도 서점에는 없었고 외국에 주문해서라도 읽고 싶을 정도로 궁금증이 크지는 않아서 그냥 그렇게 잊혀졌다. 얼마전 할 일 없이 책방을 방황하다가 우연히 맞닥뜨린 이 번역본은 나를 살짝 흥분하게 만들었다. 하드커버에 화려한 장식을 넣은 표지, 컬러 화보, 멋진 절 번호 장식 등등 휘리릭 책장 넘기면서 받은 외관에 대한 인상은 환상적..
소프트웨어, 누가 이렇게 개떡같이 만든거야 (Why software sucks... and what you can do about it), 데이비드 플랫, 2008년 우리말 번역본 이 책을 한 구절로 줄여서 표현하면, 소프트웨어 버전의 “힐링”책이다. 도대체 이런 “개떡같이 만든” 책이 팔린다는게 이해가 안간다. 제일 어처구니 없는 것은 이 책이 대상으로 삼는 독자가 누구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첫 장의 예들을 보면서 생각하기로는 모든 사업에 공통적인 “고객을 알라”는 기본을 모르는 초보 프로젝트 매니저가 대상 독자인줄로만 알았다. 보안 얘기를 하는 장으로 넘어가니 single sign-on을 추종하는 블로그 수준의 잡글로 변신한다. 그러더니 프로그래머 컨퍼런스 다니던 것을 자랑하는 장으로 가면 그..
소문의 여자 (噂の女), 오쿠다 히데오, 2013년 우리말 번역본 책 맨 앞에 있는 한국 독자에게 전하는 저자의 말부터 무심결에 읽기 시작하다가 “악녀”라는 단어가 나오는 순간 책장을 확 넘겼다. 저자가 스스로 스포일러를 뿌리다니! 책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또다시 재활용되는 구성에 식상하다는 한마디를 혼자 중얼거렸다. 어쩌면 오쿠다 히데오는 중단편에 능한 사람인데 뭔지 모를 이유로 자꾸 장편급의 길이로 써내야만 하는 상황인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라라피포” 읽을 때에 받았던 신선한 느낌에 비하면, 이제는 짜증까지 올라오려고 한다. 하루 세끼를 케익으로 먹지 않고 밥으로 먹는게 다 이유가 있듯이 하지만, 그 비슷한 구성이라도, 제목에 나오는 인물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중심인물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시점에..
Star Trek Into Darkness (2013) 아마도 새로 만드는 작가에게 칸만큼 인상적인 캐릭터가 없었던 모양이다. 원작 TV시리즈에서 나온 것을 바탕으로 영화로도 이미 30년 전에 이용한 캐릭터인데, 이걸 또 다시 우려내다니. 30년전 영화는 TV시리즈에 나온 것의 후속작 같은 역할이었으니까 그래도 식상하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이번에 우려내는 사골은 TV시리즈를 살짝 바꾼 것이라 좀 불만스럽다. 몇년전에 다시 출발한다고 만들었던 영화는 나쁘지는 않았다. 새로운 이야기의 무대가 만들어지면서 과거와는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가 진행될 것이라는 암시로 나는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번 영화의 이야기는 그런 암시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 나만의 착각이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자꾸 눈에 걸리는 것들은 스타워즈..
꿈의 도시(無理), 오쿠다 히데오, 2010년 우리말 번역본 내가 이 책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無理"라는 원제가 이미 다 담고 있다. 책 뒷 표지에 나오는 등장인물 소개에 혹시나 하는 불안감이 있었는데 첫 장에서 한 인물에 대한 소개가 끝나고 두번째 장으로 넘어갈때 나의 생각은 이미 부정적으로 기울었다. 원제 말고 이 책을 표현할 제목을 짓자면 "最惡 2"라고 하겠다. 가장 떨떠름 한 부분은 바로 구성이다. "최악"에서 한번 쓴 구성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마치 공식에 넣고 마구 돌리는 듯한 느낌이다. "최악"을 읽었을 때에는 그 구성이 다소 토마스 해리스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해리스 식의 짜증나는 평행선은 아니라서 받아들일만 했다. "꿈의 도시"는 해리스 보다 더 짜증나는 평행선을 그린다...
6년전에 누군가가 보낸 링크를 따라가서 받아 보고 엄청 웃었던 노래다. 그때는 .wmv파일로 받아서 봤는데 역시나 YouTube에 올라와 있다. 수학을 전혀 모르는 친구에게도 보여줬는데 웃긴 줄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노래가 좋다고 했었다. 지금 다시 봐도 재미있다. 다시 보면서 가만 생각해보니까 학부 4년동안 배우는 것 중에 중요한 개념들은 다 나온다. 시작해서 좀 있다가 나오는 “너는 나의 선택 공리. 진짜인거 알잖아.” 흐익! 가사는 구글로 찾으면 금방 나온다. 알아듣지 못해도 읽어보면 엄청 웃기다. @ 그래도 대수는 나에게 완전 쥐약.
오쿠다 히데오, 한밤중에 행진(眞夜中のマ-チ), 2007년 우리말 번역본 오쿠다 히데오를 소개받은 것은 2008년 "남쪽으로 튀어"(サウス·バウンド)를 통해서였다. 일본 작가는 하루키 이외에는 진지하게 읽어본 적이 없었던 나로서는 상당히 재미있게 다가온 사람이었다. 그 이후로 이라부 단편 연작 시리즈를 세 권 정도 읽어보고, 다른 중장편 몇 권을 읽어보았다. 번역자들은 달랐지만 번역이 원문을 제대로 살렸다는 전제하에 (엄청나게 강한 가정!) 말하자면, 그의 글은 가볍게 통통 튀는 경쾌한 느낌이다. 글을 읽다보면 눈 앞에서 5살쯤 되는 아이가 해맑게 웃으면서 탱탱볼을 튀기는 듯한 느낌이 든다. 지나치게 웃기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쓸데없이 무게잡는 것도 아니고 말 그대로 중간의 위치에서 읽는 사람이 편안하면..
가볍게 글을 쓰다가 수식을 써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MathJax를 쓰면 편리하다. TeX에서 쓰던 식으로 $$...$$나 \[...\]를 쓰면 수식이 줄을 바꾸어 나온다. 예를 들어, 많이 보던 식을 TeX에서 쓰던대로 쓰면 $$f(z_0) = \frac{1}{2\pi i}\int_\Gamma \frac{f(z)}{z-z_0} dz$$ 늘 보던대로 이렇게 나온다. 문장 중간에서 잠깐 쓰려면 쓰려면 \(...\)를 쓰면 된다. TeX에서 쓰는 $...$가 지원되지 않는건 우리말에는 잘 안나오지만 남의 말에서는 $ 기호가 너무 자주 나오기 때문에 그렇단다. (설정을 바꾸면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있다지만 귀찮아.) 티스토리에서 쓰려면 스킨을 조금만 편집하면 된다. MathJax 설명서에 써 있는대로 이걸 블..
CD보다 고해상도의 음원으로 소개되고 판매되는 음원이 있다. 이런 고해상도 음원에 대한 생물학, 수학, 그리고 공학 이론적인 효용성은 차치하고라도 일단 판매되는 곳이 있으면 아무래도 기웃거리게 되기 마련이다. 아무리 왼쪽 뇌에서는 고해상도 음원을 틀어봤자 알아 들을 수 없다고 이해하더라도 오른쪽 뇌는 뭔가 다르고 감동이 더 커진 것 처럼 느낀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과학도 모르는 오른쪽 뇌라고 계속 쥐어박으면 자기만 아프다. 지난번에 24bit 192KHz 음원과 재생기기가 보통 사람에게는 별로 큰 감흥을 일으켜야만 하는 이유가 없다는 얘기를 했었다. 그때 비트수가 크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부분만 쓰고 샘플링레이트에 대한 부분은 다른 사람들의 글로 링크를 걸었었다. 이번에는 높은 샘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