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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보다 고해상도의 음원으로 소개되고 판매되는 음원이 있다. 이런 고해상도 음원에 대한 생물학, 수학, 그리고 공학 이론적인 효용성은 차치하고라도 일단 판매되는 곳이 있으면 아무래도 기웃거리게 되기 마련이다. 아무리 왼쪽 뇌에서는 고해상도 음원을 틀어봤자 알아 들을 수 없다고 이해하더라도 오른쪽 뇌는 뭔가 다르고 감동이 더 커진 것 처럼 느낀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과학도 모르는 오른쪽 뇌라고 계속 쥐어박으면 자기만 아프다.

지난번에 24bit 192KHz 음원과 재생기기가 보통 사람에게는 별로 큰 감흥을 일으켜야만 하는 이유가 없다는 얘기를 했었다. 그때 비트수가 크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부분만 쓰고 샘플링레이트에 대한 부분은 다른 사람들의 글로 링크를 걸었었다. 이번에는 높은 샘플링레이트가 과연 나에게 적합한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하나 소개한다.

24bit 192KHz 음원 같은 고해상도 음원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으려면 (당연하게도) 네가지 조건이 맞아야 한다.

  1. 음원이 22KHz이상의 고음을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그런 고음부분이 없으면 CD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음원이다. 즉, 그런 고음이 없으면 고해상도 음원이라는 것은 순전한 자원낭비일 뿐이다.
  2. 재생기기가 고해상도 음원을 해석해서 출력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기기는 이미 판매되고 있으니 이 조건을 맞추기는 쉽다.
  3. 특히 재생기기에서 귀로 전달되는 최종단계인 스피커/헤드폰/이어폰이 22KHz이상의 고음을 재생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한 자료는 생각보다 구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기술적 측정 자료는 20KHz를 상한으로 만들어져서 제공되고 있다. (왜 그런지는 잠깐 생각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4. 마지막으로 그런 고음을 귀에서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앞의 세가지 조건은 (많은)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조건이다. 반면 마지막 조건은 돈이 아무리 많아도 충족시키기가 좀 어렵다. 사람의 가청주파수 범위는 나이가 들면서 점점 좁아진다는 것이 알려져 있고, 그걸 이용해서 시끄러운 젊은 사람들을 쫓기 위한 고음발생기도 판매한다는 뉴스를 본 적도 있다. 이 마지막 조건이 충족되는지를 확인해보려면 다음의 파일들을 들어보면 된다.

hifreqwav.zip 내용물: 14KHz.wav, 15KHz.wav, 16KHz.wav, 17KHz.wav, 18KHz.wav, 19KHz.wav, 20KHz.wav

이 파일들은 파일이름에 주어진 주파수를 3초간 틀어놓은 파일들이다. 보통 사용되는 wav파일의 한계에 맞추어 16bit 44KHz로 만들었으니 왠만한 재생기기에서는 재생될 것이다. 다만 22KHz이상 되는 주파수가 없으므로 직접적으로 고해상도 음원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는지 알 수는 없고, CD의 한계치에 가까운 부분까지 다 들을 수 있다면 그 이상도 들을 가능성이 높다고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어쨌건 이 파일들을 들어봤을때 전부 "삐~"하는 소리가 들린다면 고해상도 음원만이 제공하는 고음도 들릴 가능성이 높고, 적어도 CD의 한계에서 아슬아슬하게 나오는 고음보다는 안정적인 소리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고음에 해당하는 파일이 안들린다고 해서 실망할 것은 없다. 중저가 컴퓨터에 달린 사운드카드와 스피커라면 제대로 재생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제대로 재생할 수 있는 기기를 찾아 다시 시도해보면 된다. CD에 써서 하이파이 기기에서 들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잘 안들린다고 해서 들릴때까지 볼륨을 올리면 귀가 손상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그래도 몇몇 파일이 안들린다면 그건 보통 사람이라는 의미이니까 슬퍼하거나 노여워 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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