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는 카카오계정으로 통합하면서 여러개의 티스토리 계정을 운영하려면 여러개의 카카오계정을 만들라고 했다. Q. 2개 이상의 티스토리계정을 사용 중입니다. 모두 하나의 카카오계정에 통합할 순 없나요? A. 1개의 티스토리 계정은 1개의 카카오계정으로 전환됩니다. 2개 이상의 티스토리 계정을 1개의 카카오계정에 통합하여 전환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여러 개의 티스토리 계정을 계속해서 사용하시려면, 티스토리 계정 수에 맞게 카카오계정에 추가로 가입해주세요. 이 말을 믿고 그에 따라 카카오계정을 더 만들었더니 동일한 아이피에서 카카오계정을 여러개 만들었다고 그 계정을 카카오에서 정지시켰다. 티스토리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다. 카카오나 티스토리는 어떤 식으로 업무의사소통 하는지는 모르지만, 이런 식으로..
티스토리 블로그를 관리하는 방식을 카카오계정으로 통일한다는 일방적인 통고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버리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떠날 때에는 떠나더라도 무슨 장점이 있는지는 일단 봐야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할 터이니... 일단 있는 카카오계정으로 통합을 하고 나서 그냥 이리저리 보기만 했는데 아직까지는 카카오를 통한 로그인을 하느라 로그인이 느리다는 것이 좀 불편하다. 카카오계정으로 비밀번호까지 치고 나서 관리화면으로 전환까지 어느 정도 걸리니까 처음에는 왜 로그인이 안되는지 자꾸 비밀번호를 다시 넣고 노란 버튼을 계속 눌렀다. 이건 좀 거슬리지만 사용자 불만이 쌓이면 티스토리가 알아서 개선할 부분이다. 그래도 버그인지 기능인지 아리송한 부분이 두개 있다. 하나는 로그아웃 문제, 다른 하나는 ..
스페인 은의 세계사, 카를로 M. 치폴라, 2015년 우리말 번역본 매우 얇다. 머릿말, 본문, 주석, 참고문헌 다 해도 본문 중간에 들어있는 그림을 빼면 100페이지 정도 밖에 안된다. 치폴라에 대한 역자의 소개와 역자 후기까지 다 더해도 150페이지 뿐이다. 너무 얇아서 이거 만원 넘게 주고 산 책이 맞는건지 잠시 당황했다. 오래전 경제사 시간에 근대 초기의 “은의 블랙홀”로서의 중국에 대한 논의를 들은 기억이 난다. 그 내용은 자세히는 기억이 안나는데, 이 책의 뒷부분이 그 내용을 조금 다루고 있다. 이 책을 집어 들은 이유가 바로 그 옛날에 들은 은의 무한한 수요자로서의 중국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보려는 것이었으니 목적의 일부는 달성한 셈이다. 본문의 내용은 참 잘 읽힌다. 번역도 훌륭하다. 어려운..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프레드릭 배크만, 2016년 우리말 번역본 전작 오베라는 남자가 마음에 쏙 들지는 않더라도 80점 수준의 처녀작이었던 기억에 읽기 시작했다. 마침 교보문고에서 전자책을 대여하면 대여금을 리베이트하는 판촉행사도 있어서 이 책으로 골랐다. (책 내용과는 관계없는 얘기지만, 이 책을 읽을거면 전자책 말고 인쇄된 책으로 보라고 하고 싶다. 전자책은 역자주석이 페이지 중간에 뜬금없이 튀어나오는 등 원고를 대충 변환프로그램에 집어 넣어서 나온 결과물을 사후보정 없이 그대로 전자책으로 출시했다는 느낌이 든다.) 광고문구를 보면서 내가 기대했던 주인공은 미스터 빈의 거울버전이었다. 미스터 빈이라는 캐릭터는 성인의 몸에 들어간 어린아이의 눈으로 보는 세계를 보여주려는 것이었다는 인터뷰가..
테메레르 1–7, 나오미 노빅, 2007–2013 우리말 번역본 이 시리즈를 집어든 것은 누군가가 지나가는 말로 시리즈 마지막 권(제9권)이 이번 달에 나오는데 아직도 8권이 번역이 안되었네 하는 소리를 하길래 생긴 막연한 흥미 때문이었다. 막연한 흥미였으니까 사지는 않고 빌려 보았다. 지금와서 하는 말이지만 빌려서 읽기만 하고 사지는 않기로 한 것은 아주 잘한 결정이었다. 용을 공군용 기체 겸 전투병으로 등장시킨다는 아이디어는 신선했다. 그것에 끌려서 1권을 읽어나가는데, 시리즈 내내 산재한 하이틴 로맨스 급의 용과 인간의 교감에 대한 묘사와 대화가 흥미를 뚝 떨어뜨리기 충분했다. 그 뒤에도 용에게 너무나 많은 성격을 부여한다. 기본적으로 전투기 겸 전투병이라는 설정 외에, 비행사의 “연인”, 보호자,..
개념어 사전, 남경태, 2012년 아날로그 블로그. 이 일곱 글자가 이 책을 요약한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남경태라는 이름은 비잔티움 연대기 번역본을 통해서 처음 접했다. 역자가 추가한 주석이 처음에는 흥미롭다가 뒤로 갈 수록 진지한 역사와는 거리가 먼 만담급의 소설로 변화하는 것이 그저 그렇다는 인상을 남겼다. 문맥을 놓친 번역도 그런 부정적 인상에 일조했다. 영어속담에 관한 역자의 무지때문에 발생한 단어대치는 고등학교 영어시간에 역자가 무엇을 했을까 상상해보는 기회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 후에 발번역의 대가를 발견한 이후로는 다른 모든 오역들은 업무상 실수 같아 보인다는 것은 명시해야겠다.) 그런 부정적 인상을 뒤로하고 내가 이 책을 뽑아 들은건 얼마전에 읽기를 마친 한 글쓰기 ..
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2015년 우리말 번역본 츤데레 꼰대. 이렇게 쓰면 스포일러라고 할 지도 모른다. 그런데 알고 읽어도 재미는 있다. 적절한 위치에 웃음이 터지게 배치한 사건들이 읽는 내내 즐겁게 한다. 즐겁고 재미있는 것은 맞지만 이 책을 모든 사람들에게 권하겠냐고 묻는다면 “읽어 보는거야 뭐...”라고 답하겠다. 우선적으로 이 책은 흔한 상업적 성공의 “공식”에 때려박은 티가 난다. 등장인물 구성부터 그렇다. 주인공의 성격이야 논외로 하고 이란 출신의 인물을 하나 집어넣어 소수인종 또는 다문화의 요소를 넣고 옆집 뚱땡이와 커피집 동성애자 아들, 장애인, 거만한 공무원 등 미국 코미디나 드라마의 “정치적으로 올바른 드라마” 클리셰에 해당하는 요소들은 다 들어있다. 알게 모르게 그런 배경..
한동안 Staedtler의 Noris연필을 써왔다. 문구오타쿠가 알고 싶어할 제품번호는 120-2. 노란 바탕에 까만 줄이 있고 꼭지는 흰 테를 두른 빨간색인 디자인을 처음 봤을때 아주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벌 같은 외관이 주는 인상은 어쩐지 거끌거리며 종이에 걸릴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써보니 약간 미끌거리는 듯한 손맛이 온다. 한참 많이 쓰던 파이로트 샤프심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한동안 이 연필만 썼었다. 가끔 다른 연필들이 뭐가 있나 구경삼아 노랑연필(Staedtler 134)도 두어 자루 써봤고 다이소에서 싼 맛에 쓰는 저가-저질 연필도 써봤지만 역시 싼건 싼 이유가 있었다. 미친척하고 한 자루에 800원 주고 산 Lumograph는 좋긴 좋은데 그림 그리는 것이 일이 아닌..
제국을 설계한 사람들 (Engineers of Victory), 폴 케네디, 2015 우리말 번역본 오랜만에 원본을 보자 태그를 붙이는 책이 하나 더 나왔다. 전쟁사와 거리가 먼 경력을 가진 번역자가 둘이 나누어서 했다고 명시한 것에 살짝 불안감을 느꼈다. 하지만 역자 후기 마지막에 “[…] 전문가들, 동호인들의 도움[…]”이 있었다고 적어 놓았길래 그것을 믿고 책을 집어들었다. 이제와서 뒤늦게 하는 말이지만, 역자들을 도와주었다는 그 전문가들과 동호인들이 흔히 말하는 “밀덕”이라고 마음대로 상상한건 순전히 나의 잘못이다. 기본적인 군사용어조차 잘못 번역되거나 이상한 (직역)단어로 대치한 것을 못 잡아냈다면 그사람들은 밀덕일 리가 없겠지.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분야의 전문가이고 동호인이었을까? 예를 딱 ..
템플러 (The Templars), 마이클 해그, 2015년 우리말 번역본 스티븐 킹이 말하길 글을 쓰는건 텔레파시라고 했었다. 이 책은 소설만 텔레파시가 아니라는걸 보여준다. 성전기사단. 흥미를 돋우는 제목이다. 저자는 아마도 “다빈치 코드” 같은 공상소설이 마치 역사소설인듯이 인식되고 있는 현실에 격분한 것 같다. 앞의 4부의 내용은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역사 교양서 수준이다. 그림과 사진도 많고 박스도 있는 것이 어린이용 교과서 같다는 느낌마저 준다. 편집이야 어떻든간에 내용은 성전기사단에 관련된 역사를 쭉 훓어주는 것이 나름 만족스럽다. 그런데 5부에 가서 성전기사단이 해체된 이후의 일들을 이야기 하기 시작하면 저자가 감정을 통제하기 어려워 하는게 보인다. 5부의 첫장은 프랑스 이외의 지역에서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