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lkans: A Short History, Mark Mazower, 2000 (목숨 걸고 피해야 하는) 우리말 번역본: 발칸의 역사, 2014년 신판 (초판 2006) 서양근대사에 대한 나의 관심은 홈스봄의 저작들을 축으로 형성되었다. 고등학교 세계사 수준의 지식을 넘어서는 발칸반도의 역사에 대한 막연한 관심도 비슷한 이유로 생겼다. “제국의 시대”에서 언급된 부분부터 “1780년 이후의 민족과 민족주의”를 거쳐 “극단의 시대”에도 지엽적인 것처럼 다루어지는 것이 뭔가 부족한 듯한 느낌이었다. 물론 그 저작들은 큰 그림을 보는데에는 훌륭한 책들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엉뚱한 이유이긴 하지만, 영어로 쓰여진 세계사책에서 우리나라가 지엽적으로 다루어지는 것과 같은 괜한 억울함이 겹쳐 있다는 것은..
원서를 교재로 쓰는 과목을 들어본 경험이 있다면 다 알지만, 우리나라에서 국제학생판으로 나오는 책은 인도나 싱가포르에서 찍어서 그저 그런 종이 질에 얇은 표지로 상하기 쉽게 만든 대신 값이 싸다. 그런 책은 뒷표지에 큼직하게 “미국내 판매 금지”라거나 “한국 이외 국가에서 판매금지”라고 박혀 있다. 우리나라 수학 교과서의 상당부분(아마도 대부분)을 공급하는 회사에서 다음과 같은 공지를 내걸었다. 외국 출판사 도서가 국내에서 미국으로 역수출되는 사례가 발생되어 외국 출판사에서 이를 방지 하기 위해 자국에서 판매하는 도서와 아시아와 유럽에서 판매하는 도서에 차별화 정책을 쓰고 있습니다. Pearson New Internatioanl Edition도 그런 취지에서 발간된 도서입니다. 에디션은 동일하나 책 마다..
고등학교때 수학적 귀납법을 기계적인 증명 기술로 배우고 나서 흔히 하는 실수가 바로 무한대에 해당하는 것이 보이면 뭐든지 귀납법으로 증명 가능하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야 그러거나 말거나 별로 중요한 일은 아니지만, 수학공부를 하면서 이런 오해가 계속되면 선택공리를 증명하면 되지 왜 공리로 받아들여야 하느냐고 반항을 하기 시작한다. (나도 한때는 가산선택공리는 귀납법으로 증명 가능한거 아니냐고 착각했었으니깐, 다른 사람들은 나를 보면서 “나만 모르는게 아니었어”하고 동지 의식을 가져도 된다.) 그런 착각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귀납법은 임의의 유한한 n에 대해 명제가 성립함을 보이는 것”이라는 말을 이해하는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자연수 집합은 그 크기가 무한한데 왜 유한한 숫자에만 해당한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