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중동의 탄생 (A Peace to End All Peace), 데이비드 프롬킨, 2015년 우리말 번역본 책을 읽다보면 우리말이 이상한 부분이 종종 나온다. 그럴때마다 원문이 무엇이었을까 추측하며 영작해서 꿰맞추곤 했기 때문에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을 정확히 이해했는지는 자신이 없다. (이건 밑에 따로 더 쓴다.) 내가 오해를 한게 아니라는 전제하에 이야기 하자면... 책 내용을 관통하는 주인공은 영국이다. 영국 이외의 국가는 그냥 “잡국(雜國)”이다. 그 주인공을 가지고 저자가 하는 말은 처음부터 끝까지 “영국 개새끼”이다. 영국만 폄하되는 것은 아니다. “잡국”이라서 욕먹을 기회가 적은 것 뿐이다. 프랑스는 얍삽하고, 러시아는 멍청하면서도 야비하고, 오스만 투르크/터키는 바보같지만 가끔씩 영악하..
Alcohol 120%는 아주 유명한 가상 CD/DVD 드라이브 겸 CD/DVD 라이터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전혀 몰랐더라도 그 역사가 10년이 넘는 장수 프로그램인 것으로부터 그 인기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싸다고 할 수도 없고 비싸다고 할 수도 없는 가격에 판매되었지만, 이 프로그램의 주 사용자 그룹의 성격상 이 프로그램조차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돈 안내고 사용하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 제작자가 그것을 몰랐을리가 없다. 그런데, 작년부터 이 프로그램의 무료버전이 제공되기 시작했다. 제작자가 설명을 덧붙이기를 제품 출시 11주년 기념으로 기능을 약간 제한해서 제공한다고 했다. 유용한 프로그램을 무료로 사용하게 해준 것은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완전히 무료가 아니라 다른 PUP를 ..
스냅: 상대의 미래를 간파하는 힘, 매튜 헤르텐슈타인, 2014년 우리말 번역본 책 뒤의 50여 페이지(대략 전체의 1/6)에 이르는 참고문헌과 주석은 어쩐지 학술서적 같은 느낌을 주는 책이지만, 책 전체를 글자 몇개로 요약할 수 있다: “척 보면 안다. 아님 말고.” 얼핏 보기에는 통계적 “증거”를 이용하는 사뭇 과학적인 책처럼 보인다. 하지만 꼼꼼히 잘 읽어보면 과학과 비슷(似)하지만(而) 아닌(非), 글자 그대로 사이비 과학이다. 일상 생활에서 보통 사람들이 “척 보면 안다”는 것이 신비한 일인 것은 맞다. 그런데 이 책이 그것에 대한 이유를 탐구하는 방식은 점성술 같은 방식이다. 이 책이 점성술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평가는 인간의 직관적 인식의 인과관계가 논리적으로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