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러 (The Templars), 마이클 해그, 2015년 우리말 번역본 스티븐 킹이 말하길 글을 쓰는건 텔레파시라고 했었다. 이 책은 소설만 텔레파시가 아니라는걸 보여준다. 성전기사단. 흥미를 돋우는 제목이다. 저자는 아마도 “다빈치 코드” 같은 공상소설이 마치 역사소설인듯이 인식되고 있는 현실에 격분한 것 같다. 앞의 4부의 내용은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역사 교양서 수준이다. 그림과 사진도 많고 박스도 있는 것이 어린이용 교과서 같다는 느낌마저 준다. 편집이야 어떻든간에 내용은 성전기사단에 관련된 역사를 쭉 훓어주는 것이 나름 만족스럽다. 그런데 5부에 가서 성전기사단이 해체된 이후의 일들을 이야기 하기 시작하면 저자가 감정을 통제하기 어려워 하는게 보인다. 5부의 첫장은 프랑스 이외의 지역에서 남..
체육관의 살인, 아오사키 유고, 2014년 우리말 번역본 수족관의 살인, 아오사키 유고, 2015년 우리말 번역본 표지부터 범상치 않다. 오타쿠가 아니면 손대지 말라고 겁을 주는 느낌이다. 다행히도 구입을 한 책들이 아니라 빌려 읽은 책들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다행이다. 표지가 주는 오타쿠 지향성도 별로지만, 내용 진행도 오타쿠만 읽을 것이라고 전제하는 듯하다. 역자의 소개에 따르면 저자가 원래 오타쿠용 소설로 작가생활을 시작하려고 시도했었다니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겠지. 오타쿠나 알아들을만한 참조들은 둘째치고라도, 만화에서나 통할 심하게 비현실적인 인물설정부터 걸리적 거린다. “헤이세이 엘러리 퀸”이라는 찬사를 받았다는 역자의 전언이 사실이라면 일본 문학평론계와 나는 매우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는 것..
벚꽃, 다시 벚꽃 (桜ほうさら), 미야베 미유키, 2015 우리말 번역본 어쩌면 작가의 작품세계에 들어가는 첫 책으로는 잘못 집었는지도 모르겠다. 미야베 미유키라는 작가가 추리작가로 유명하다는 것까지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추리소설 자체를 열정적으로 찾아다니지는 않는지라 한 권도 읽어본 적은 없었다. 그러나, 이 작가에 대해 잘 모르는건 나뿐이라고 핀잔을 주듯이 마지막 페이지에는 지난 6월에 이미 불과 1달만에 4번째 찍은 것이라고 나와있다. 하지만 뭔가 미심쩍은 부분도 있기는 하다. 2013년에 발표되었고 뒷표지 날개에 나와있듯이 이미 2014년 신년 초하루 드라마로 만들어졌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 이제서야 번역이 되었다는 것은 이 작품이 작가의 평소 스타일과 너무 달랐기 때문이 아닐까? 근거도 없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