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Trek Into Darkness (2013) 아마도 새로 만드는 작가에게 칸만큼 인상적인 캐릭터가 없었던 모양이다. 원작 TV시리즈에서 나온 것을 바탕으로 영화로도 이미 30년 전에 이용한 캐릭터인데, 이걸 또 다시 우려내다니. 30년전 영화는 TV시리즈에 나온 것의 후속작 같은 역할이었으니까 그래도 식상하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이번에 우려내는 사골은 TV시리즈를 살짝 바꾼 것이라 좀 불만스럽다. 몇년전에 다시 출발한다고 만들었던 영화는 나쁘지는 않았다. 새로운 이야기의 무대가 만들어지면서 과거와는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가 진행될 것이라는 암시로 나는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번 영화의 이야기는 그런 암시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 나만의 착각이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자꾸 눈에 걸리는 것들은 스타워즈..
꿈의 도시(無理), 오쿠다 히데오, 2010년 우리말 번역본 내가 이 책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無理"라는 원제가 이미 다 담고 있다. 책 뒷 표지에 나오는 등장인물 소개에 혹시나 하는 불안감이 있었는데 첫 장에서 한 인물에 대한 소개가 끝나고 두번째 장으로 넘어갈때 나의 생각은 이미 부정적으로 기울었다. 원제 말고 이 책을 표현할 제목을 짓자면 "最惡 2"라고 하겠다. 가장 떨떠름 한 부분은 바로 구성이다. "최악"에서 한번 쓴 구성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마치 공식에 넣고 마구 돌리는 듯한 느낌이다. "최악"을 읽었을 때에는 그 구성이 다소 토마스 해리스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해리스 식의 짜증나는 평행선은 아니라서 받아들일만 했다. "꿈의 도시"는 해리스 보다 더 짜증나는 평행선을 그린다...
6년전에 누군가가 보낸 링크를 따라가서 받아 보고 엄청 웃었던 노래다. 그때는 .wmv파일로 받아서 봤는데 역시나 YouTube에 올라와 있다. 수학을 전혀 모르는 친구에게도 보여줬는데 웃긴 줄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노래가 좋다고 했었다. 지금 다시 봐도 재미있다. 다시 보면서 가만 생각해보니까 학부 4년동안 배우는 것 중에 중요한 개념들은 다 나온다. 시작해서 좀 있다가 나오는 “너는 나의 선택 공리. 진짜인거 알잖아.” 흐익! 가사는 구글로 찾으면 금방 나온다. 알아듣지 못해도 읽어보면 엄청 웃기다. @ 그래도 대수는 나에게 완전 쥐약.
오쿠다 히데오, 한밤중에 행진(眞夜中のマ-チ), 2007년 우리말 번역본 오쿠다 히데오를 소개받은 것은 2008년 "남쪽으로 튀어"(サウス·バウンド)를 통해서였다. 일본 작가는 하루키 이외에는 진지하게 읽어본 적이 없었던 나로서는 상당히 재미있게 다가온 사람이었다. 그 이후로 이라부 단편 연작 시리즈를 세 권 정도 읽어보고, 다른 중장편 몇 권을 읽어보았다. 번역자들은 달랐지만 번역이 원문을 제대로 살렸다는 전제하에 (엄청나게 강한 가정!) 말하자면, 그의 글은 가볍게 통통 튀는 경쾌한 느낌이다. 글을 읽다보면 눈 앞에서 5살쯤 되는 아이가 해맑게 웃으면서 탱탱볼을 튀기는 듯한 느낌이 든다. 지나치게 웃기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쓸데없이 무게잡는 것도 아니고 말 그대로 중간의 위치에서 읽는 사람이 편안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