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초가 되거나 방학이 시작되면 다들 열심히 공부하려는 의욕이 충만하다. 그래서 주변이나 인터넷 게시판에는 교과서를 추천해 달라고 문의하는 (수학 전공자가 아닌)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런 문의를 할 때 자기의 수준을 설명 안하고 넘어가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질문자의 수준을 묻는 것이 예의에 어긋나 보일 지경이다. 정말 자기 수준에 맞는 수학 교과서를 원한다면 자기 학교의 수학과 홈페이지를 보면 된다. 요즘은 강의계획서를 제공하지 않는 학교가 드믈다. 많은 경우에는 과거 강의계획서까지 제공한다. 그 강의계획서를 보고 교재를 구해서 강의계획에 맞춰 읽어나가는 것이 자기 수준에 맞는 자습이 될 것이다. 자연스럽게 따라나오는 질문은, 왜 하필이면 자기 학교 수학과 홈페이지를 봐야 하는가, 왜 누구나 좋..
원서를 교재로 쓰는 과목을 들어본 경험이 있다면 다 알지만, 우리나라에서 국제학생판으로 나오는 책은 인도나 싱가포르에서 찍어서 그저 그런 종이 질에 얇은 표지로 상하기 쉽게 만든 대신 값이 싸다. 그런 책은 뒷표지에 큼직하게 “미국내 판매 금지”라거나 “한국 이외 국가에서 판매금지”라고 박혀 있다. 우리나라 수학 교과서의 상당부분(아마도 대부분)을 공급하는 회사에서 다음과 같은 공지를 내걸었다. 외국 출판사 도서가 국내에서 미국으로 역수출되는 사례가 발생되어 외국 출판사에서 이를 방지 하기 위해 자국에서 판매하는 도서와 아시아와 유럽에서 판매하는 도서에 차별화 정책을 쓰고 있습니다. Pearson New Internatioanl Edition도 그런 취지에서 발간된 도서입니다. 에디션은 동일하나 책 마다..
행렬로 계산만 열심히 하는 수준을 넘어 추상공간으로 향해 가는 바탕을 위해 공부한다면 단연 이인석 "선형대수와 군"이 제일 쉽게 읽힌다. 초성체가 튀어나오는 것을 포함해서 경박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어서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이것도 좋게 해석해주자면 독자에게 친근한 느낌을 주는 장치로 볼 수도 있다. 이 책의 내용이 버겁다면 아마 우리말로 된 선형대수 교과서 중에 더 쉽게 읽을 책은 없다고 본다. 이것보다 더 쉽다는 책들은 대부분 행렬을 가지고 "왜 그런가" 보다는 "어떻게 산수하는가"를 가르치는 책들이라서 추상공간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다. 영어로 쓴 책이라도 상관없다면 아마도 Axler "Linear Algebra Done Right"이 유명한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 중에 제일 쉬운 책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