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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腦

연필을 바꾸다

nikolai 2016. 4. 24. 21:00

한동안 Staedtler의 Noris연필을 써왔다. 문구오타쿠가 알고 싶어할 제품번호는 120-2. 노란 바탕에 까만 줄이 있고 꼭지는 흰 테를 두른 빨간색인 디자인을 처음 봤을때 아주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벌 같은 외관이 주는 인상은 어쩐지 거끌거리며 종이에 걸릴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써보니 약간 미끌거리는 듯한 손맛이 온다. 한참 많이 쓰던 파이로트 샤프심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한동안 이 연필만 썼었다.

가끔 다른 연필들이 뭐가 있나 구경삼아 노랑연필(Staedtler 134)도 두어 자루 써봤고 다이소에서 싼 맛에 쓰는 저가-저질 연필도 써봤지만 역시 싼건 싼 이유가 있었다. 미친척하고 한 자루에 800원 주고 산 Lumograph는 좋긴 좋은데 그림 그리는 것이 일이 아닌 나로서는 허세와 사치 이상의 의미가 없다.

지난주에 Noris보다 자루당 50원이 싸다고 해서 Staedtler Natural Wood 123-60을 사봤다. 이름대로 외관이 독특하다. 나무에 상표와 로트번호 말고는 아무것도 칠해져 있지 않다. 손에 닿는 나무의 느낌이 좋다. 대패질을 막 마치고 기름 먹이기 전의 나무가구를 만지는 느낌이다. 또 아주 가볍다. 느낌으로는 Noris보다 가벼운 것 같다.

큰 기대없이 시도해본 연필이라 더 만족스러운가 보다. 이제 당분간 내 연필꽂이에는 이 연필이 가득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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